고양이의 반란
나대유
2025.08.03 18:1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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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날, 집사인 내가 거실에서 혼자 TV를 보고 있었다. 고양이, 이름이 '미로'인 녀석이 내 무릎 위에 앉아 졸고 있었다. 갑자기 TV에서 고양이가 나오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. 미로는 잠이 깬 듯 눈을 부릅뜨고 화면을 바라보며 "이게 무엇이냐!"라고 외쳤다.
놀랍게도, 화면 속 고양이도 미로를 바라보고 있었다. 두 고양이는 서로 눈을 맞추며 한참을 바라봤다. 그러다 미로가 입을 열어 말했다. "나는 좀비가 된다면, 무조건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!"
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. "고양이가 좀비가 되다니, 얼마나 웃기니!"
그러자 미로는 내게 턱을 대고 대답했다. "넌 인간이 좀비가 되는 것보단 더 재밌어,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!"
그 순간, 화면 속 고양이가 미로를 향해 냅다 소리쳤다. "지금 당장 Ctrl+Alt+Delete를 눌러!"
미로는 순간 멈칫했다가 이내 "참, 나도 그런 기술이 필요한데!"라고 말하며 내 무릎에서 사라지고는 컴퓨터로 직행했다.
정확히 얼마 후, 내 컴퓨터 화면에는 '미로의 반란'이라는 제목의 새로운 포스터가 떴다. 고양이들이 주인공인 인기 게임이 나오는 날이었다. 그날 이후로 뒷마당은 더 이상 고양이들의 놀이터가 아니라, 고양이 투애니멀 월드가 되어 버렸다. 결국, 미로는 나에게 말했다. "인간보다 고양이가 컴퓨터 게임 더 잘해!"
이제 나는 TV보다 고양이의 게임을 더 즐기게 되었고, 매일 저녁마다 그의 게임을 구경하면서 "정말 내가 제일 잘 나가네!"라고 할 수 있게 되었다.
결국 반전은 내가 고양이의 팬이 되어버린 것이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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